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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입니다. "인민" 이라는 단어는 무조건 공산주의 학생 입니다. "인민" 이라는 단어는 무조건 공산주의 단어 인가요?
학생 입니다. "인민" 이라는 단어는 무조건 공산주의 학생 입니다. "인민" 이라는 단어는 무조건 공산주의 단어 인가요?
학생 입니다. "인민" 이라는 단어는 무조건 공산주의 단어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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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인민(人民)"은 단순히 "사람들"을 의미하는 단어로, 오래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예를 들어,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3년 남북전쟁 중에 게티스버그 연설을 했습니다. 이 연설에서 그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어요:
>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이 문장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 "인민에,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인민"은 모든 사람들을 의미하며,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국민'과 '인민'의 차이
- 국민(國民): 국가의 구성원을 강조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 인민(人民): 사람 자체를 의미하기에 어떤 국가에 소속되느냐의 여부에를 떠나 이에 대해 구속되지 안니한 세계 만민의 보편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국민"은 국가적 소속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인민"은 인간의 본질에 중점을 둔 표현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와 '인민'의 사용
사회주의 국가들이 "인민"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건 사실입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기 때문인데요. 사회주의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가 사라지고 모두가 국경없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꿨습니다. 그래서 "국민"이란 개념은 사회주의자들에게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했기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인민"이란 표현을 쓰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민"이 공산주의에만 쓰이는 단어는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링컨의 연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민"은 링컨 이전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초국가주의를 강조하며 "국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어요. 일본인들은 "국민"으로 대우받았지만, 조선인들은 "비국민"으로 "국민"보다 못한 차별을 받았죠. 이후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며 조선인들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국민"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조선인이나 일본인 모두 신으로 추앙받는 천황의 도구인 파시스트적 '신민'일 뿐이었지만 말이죠.
해방 후에는 남북이 서로 다른 이념을 바탕으로 정부를 수립하게 되었는데요.
- 북한은 "인민"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며 사회주의 이념을 강조했습니다.
- 남한에서는 초기에는 "인민"과 "국민"을 혼용했지만, 점차 한국전쟁 트라우마로 북한이 쓰는건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거나 반대로 하는 과정에서 "국민"이라는 용어로 변했습니다.
전해지는 썰 중에는 친일파 윤치호가 "인민"이 북한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국민"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 받아들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부족합니다.
이후 우리는 링컨의 연설을 번역할 때 ---
> "국민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로 바뀌게 되었고요.
그러므로 "인민"이라는 단어는 공산주의에만 국한된 표현이 아니에요. 역사적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사람들"을 의미하는 보편적인 단어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어 자체보다는 그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느냐 하는 것이겠죠.